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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전국1위 전남 장성고 무엇이 달랐나

좋은사람 좋은생각 2011. 4. 1. 19:22

 

수능 전국1위 전남 장성고 무엇이 달랐나

매일경제 | 입력 2011.04.01 15:53 | 누가 봤을까? 10대 남성, 광주

 

 

전남 여수에서 장성고로 '유학'을 온 김규리 양(18ㆍ고3)은 월등한 학교 성적의 원천을 학생들의 '자부심'에서 찾았다. 여수안산중을 졸업한 김양은 "여수지역 중학교마다 열 손가락에 들 정도의 우수한 학생들만 지원하는 학교가 장성고"라고 설명했다. 독특한 교육과정에서도 만족도가 높았다. 김양이 꼽은 것은 '수준별 이동수업'과 '교사 실명제 학생 선택수업'이다. 김양은 영어시간만 수준별 이동수업을 한다. 김양은 "성적별로 반을 바꿔 수업한다는 게 불편하기도 하고 자존심도 상할 수 있지만 성적을 올리기 위해 더 노력하게 된다"고 학생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방학 때 실시하는 교사 실명제 학생 선택수업은 학교에서 마련해 놓은 30여 개 강좌를 학생들이 선택해 들을 수 있는 것이다. 김양은 "과목을 세부적으로 나눠 원하는 선생님께 강의를 들을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 지난달 31일 오후 전라남도 장성군 장성고등학교 반옥진 교장(가운데)과 학생들이 봄 햇살을 받으며 환한 얼굴로 교정을 거닐고 있다. 장성군은 지역 내 유일한 일반계 고교인 장성고 덕분에 2011학년도 수능 표준점수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사진 제공=장성고>

'깡촌'인 전남 장성군이 2011학년도 수능 표준점수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지역 내 유일한 일반계 고교인 장성고 덕분이다. 장성고의 성적이 곧 장성군의 평가로 이어진 것이다. 그렇다면 장성고의 성적은 왜 높은 것일까? 장성고에서 만난 반옥진 교장은 "다른 학교보다 한발 앞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 교장은 이어 "다른 학교보다 먼저 생각하고 실행에 옮겨야만 학생들에게 비전을 제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장성고는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다니는 게 많다. 특기적성교육, 교사 실명제 학생 선택수업, 학교급식, 수준별 이동수업 등이 대표적이다. 학교급식은 1988년부터 시행했다. 이때는 사실상 학교급식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할 때였다. 황의갑 교감은 "기숙사를 운영하고 있고 학부모님들에게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98년에 장성고가 도입한 특기적성교육도 학생들의 적성과 소질을 개발하는데 큰 도움을 주고 있다. 반 교장은 "당시에는 특기적성교육이라는 명칭이 없어 학교 내 클럽활동으로 장려했는데 취지는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어학 9개(영어ㆍ일어ㆍ중국어 등), 대입 논술ㆍ심층면적 대비 10개(수리ㆍ과학탐구, 과학ㆍ시사 이슈토론 등), 체육 5개(골프, 승마 등), 창작 5개(사물놀이, 고전기타 등) 29개 영역을 운영 중이다. 1주일에 3시간씩 참여한다. 골프를 선택한 김지원 양(16ㆍ고1)은 "사회에 나가서 꼭 필요한 운동이라고 생각해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교사 실명제 학생 선택수업은 전국적인 이목을 끌었다. 50여 개의 학교에서 장성고를 방문해 벤치마킹을 해 갈 정도다. 국ㆍ영ㆍ수, 사회, 과학 등 5과목을 세부적으로 나눈 다음 선생님들을 배치해 학생들이 골라서 수업을 듣도록 하는 것이다. 반 교장은 "일부 교사들 과목이 폐강이 되기도 했다"며 "학생들에게는 필요한 부분을, 교사들에게는 경각심을 심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국ㆍ영ㆍ수는 수준별 이동수업을 한다. 크게 3단계로 나눠 진행한다. 최상위권 학생들은 '토론반'을 만들어 입학사정관 전형에 대비한 구술면접 방법을 배운다.

비평준화인 장성고는 재원도 뛰어나다. 외지 60%, 장성군 내 40% 정도로 구성되는데 대부분 상위 5~10%가량의 학생들이다. 황 교감은 "처음에는 광주에서 고교 진학을 못한 학생들을 데려오기도 했으나 뛰어난 교육프로그램과 일부 고등학교가 평준화로 바뀌면서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교사들의 경쟁력도 남다르다. '실력'을 쌓기 위해 매주 월요일 '월요스쿨'을 운영한다. 정부의 새로운 교육정책, 달라진 수능 등을 집중적으로 연구해 공유하는 시간이다. 연수내용을 발표하고 교사들끼리 공유하기도 한다.

대입정보실에는 '유명 입시학원 못지 않은 자료'도 보유하고 있다. 십여 년간 국내 유명학원과 전국 우수고 졸업생의 수능성적 및 입시결과 등이 저장돼 있다. 특히 농어촌 실정에 맞게 장성고만의 대입전략도 마련돼 있다.

반 교장은 "장성고는 휴대폰과 흡연, 학교폭력이 없는 '3무(無) 학교'를 추구한다"며 "학생들이 공부에만 매달릴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온 것이 수능에서도 좋은 결과를 낸 것 같다"고 말했다.

[장성 = 박진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