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냄새나는 이야기

자동차와 집, 소유하지 않고 공동 이용한다

좋은사람 좋은생각 2012. 3. 14. 10:03

 

[정지훈의 미래통신] 자동차와 집, 소유하지 않고 공동 이용한다 정지훈의 미래통신 2012.03.09
자동차와 집, 소유하지 않고 공동 이용한다
경제위기 이후 미국에서는 알뜰족을 중심으로 공유경제가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공유경제란, 집이나 차 같은 물건을 사지 않고 필요한 기간만 이용료를 내서 사용하는 것이다. 개인 소유를 중심으로 구매와 폐기를 하면서 성장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경제시스템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변화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에서 만들어지는 가치의 매우 적은 부분만을 가져가는 대다수 중산층 이하 사람들에게는 구미를 당기는 경제모델임이 분명하다.
최근 미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IT 융합기업을 꼽으라면, 짚카(Zipcar)와 에어비앤비(Airbnb)가 첫 손으로 꼽힌다. 공유경제를 테마로 하여, 각각 차량과 집이라는 가격이 비싼 자원을 공유하는 이 기업들은 기존의 렌터카 업체와 호텔 네트워크 산업의 파괴적 혁신기업으로 이미 그 자리를 공고히 하면서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만나는 IT 융합의 모범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공유경제로 일반인들도 초호화 별장을 누릴 수 있게 됐다.

공유경제를 대표하는 스티브 케이스
짚카의 성공 뒤에는 스티브 케이스(Steve Case)라는 걸출한 인물이 있다. 그는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인 AOL(America online)의 CEO 출신으로 2000년 1월 10일에 AOL과 타임워너를 합병하여 1,650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한 미디어 기업으로 재탄생시켰다. AOL을 떠난 뒤 그의 행적은 더욱 놀랍다. 세계 각지에 걸쳐 1조 원 규모의 맨션들을 소유한 레볼루션(Revolution)을 설립하였고 공유 사업을 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공유 서비스인 짚카와 전 세계 4,500만 명의 회원이 가입한 소셜 커머스 업체 리빙소셜(LivingSocial)에도 투자를 하는 등 공유경제를 이끄는 대표적인 인물로 거듭났다.

소유와 사유재산에 대한 권리를 가장 중요한 경제 원리로 생각하는 현대사회에서 공유경제는 여전히 혁명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적게 소유하므로 다른 많은 것들을 할 기회가 생기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기회를 주는 공유경제의 가치는 인터넷과 소셜 웹의 확장과 함께 본격적으로 증폭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공유경제를 표방하는 회사들은 경제위기 이후에 알뜰하고, 실속을 챙기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입소문과 소셜 웹을 통해서 급속하게 성장을 하였다.

스티브 케이스가 처음으로 투자했던 익스클루시브 리조트(Exclusive Resorts)는 매우 단순한 계산을 통해 투자가 이루어졌다. 한때 미국에서 열풍처럼 불었던 별장 구매가 실제로는 부동산 구입 외에도 유지비가 엄청나게 들어간다는 것에서 착안했다. 휴가지에 고급 별장을 지으면 매년 대출금, 보험, 관리비를 합해서 10만 달러가 넘는데, 실제로 별장에서 사람들이 머무는 평균 일수는 1년에 17일에 불과했다. 이는 하루 비용이 6천 달러에 육박한다는 것으로, 최고급 호텔의 스위트룸에서 지내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든다. 스티브 케이스의 별장 사업의 요지는 이런 별장들을 모아서 실제 이용하지 않는 350여 일에도 활용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익스클루시브 리조트는 초호화 콘도와 하우스를 목표로 해서 사업을 진행했고, 스티브 케이스가 인수한 후에 이 회사의 가치는 3년 만에 100배나 증가했다. 자산 가치도 10억 달러에 가까워졌다.

최근에는 이 회사의 모델과 유사하지만, 자신들이 소유한 집을 민박처럼 내놓고 엮어서, 호텔과 모텔의 수요를 대체하는 에어비앤비가 크게 성장했는데, 잉여자원을 효과적인 방법으로 공유자원으로 바꾼 덕이다. 한 가지 자원의 '소유권'을 강하게 주장하기보다는 해당 자원의 '사용성'에 초점을 맞추고 '공유'할 수 있도록 개방하여 사회적 가치를 키운 것이다.


스티브 케이스

공유경제를 적용한 짚카
스티브 케이스는 이처럼 공유경제가 크게 성장할 수 있음을 깨닫고 그다음 목표를 찾았다. '집과 같이 소유하기에는 비싸지만, 꼭 이용하고 싶은 것'에 어떤 것이 있을까?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게 된 것이다. 마침 2005년 어느 날, 그는 플렉스카(Flexcar)와 짚카라는 회사에 대해서 알게 되었다. 이 회사들은 계획은 멋지게 세웠으나 사업을 성공적으로 운영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티브 케이스는 이들 회사의 사업 방향이 적절하다고 생각하고 두 회사를 인수?합병하여 유능한 경영진을 투입했다. 이렇게 탄생한 회사가 바로 세계 최고의 공유차량 서비스 기업인 짚카이다.

짚카 사업은 처음에는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다. 많은 사람이 차를 공유한다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데다가 보험회사와 협상도 문제였다. 특히, 가장 많은 잠재고객이 있다고 판단한 대학 캠퍼스에 차를 두는 것에 대해서도 보험회사의 저항이 심했다. 그렇지만, 이런 난관을 뚫고 대학 캠퍼스에 제공하기 시작한 짚카의 차량은 폭발적인 인기를 끌며 사업의 성공 가능성이 비치기 시작했다. 현재 짚카는 14개 도시와 230개 대학 캠퍼스에서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렇게 공유경제 사업이 성공신화를 써가자, 레볼루션 내부에서도 혁신가가 나타났다. 팀 오셔네시(Tim O'Shaughnessy)라는 직원이 상거래에도 같은 철학이 적용될 수 있다면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스티브 케이스는 그를 지원하면서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팀 오셔네시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책과 맥주를 자랑할 수 있는 페이스북 앱을 먼저 개발하였다. 레볼루션은 그에게 초기자금을 지원하며 독립하도록 도와주는데, 이렇게 해서 탄생한 회사가 그루폰(GroupOn) 같은 소셜 커머스 대표 기업인 리빙소셜(LivingSocial)이다. 처음에 만든 앱이 인기는 있었지만, 그것으로 돈을 벌 방법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팀 오셔네시는 온라인 바우처를 이용해서 새로운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친구에게 한잔 사라(Buy Your Friend a Drink)'는 앱을 세상에 내놓자, 그동안 회의적이었던 시선을 일거에 바뀌었다. 로컬 바에서 공짜 음료수를 마실 수 있는 웹 쿠폰을 발행하는 앱이었는데, 뜻밖에 많은 사람이 쿠폰을 지원하는 바에 몰려들면서 크게 성공을 거두었다. 뒤이은 이야기는 잘 알려졌듯이 리빙소셜은 엄청난 성공 가도를 달리게 된다. 현재 리빙소셜은 전 세계 4,500만 명의 사용자들이 이용하는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하였다.

공유경제를 테마로 한 짚카(Zipcar)

전통 산업의 틀을 깨는 공유기업
공유기업의 성공 과정을 보면 공통 원칙을 찾을 수 있다.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산업의 틀을 깨는 파괴적인 공격을 한다. 그리고 낭비 요소가 큰 부분을 찾아서 바로 가치 사슬로 연계시킨다.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사람들이 '소유(ownership)'하고 있다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용(utility)'하게 만들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이다. 매년 10만 달러의 비용을 내고 17일을 이용하는 별장이나 수천만 원을 들여서 산 뒤에 보험료와 주차료를 내면서 하루 대부분을 가동하지 않는 상태로 놓아두는 자동차, 레스토랑이나 바에서 보관되다가 버려지는 매일 수십조 원에 이르는 음식. 이것들은 규모의 차이는 있어도 한결같이 소중한 자원이지만 이용되지 않고 사라지는 가치였다. 이렇게 버려지는 가치를 "공유"라는 도구를 이용하여 재발견하는 것이 바로 공유경제의 핵심이다.

앞으로 이런 새로운 패러다임은 더욱 많은 영역에서 커다란 변화를 일으킬 것이다. 공유경제는 근본적으로 많은 사람이 적은 비용으로 높은 수준이지만 효율적인 소비를 하게 한다. 수백만, 수천만 명이 새로운 것을 덜 사고, 가진 것을 조금씩 더 공유하기 시작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아마도 시장이 팽창하지는 않을 것이다. 과거에 개인 소유를 중심으로 구매와 폐기를 하면서 성장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는 경제시스템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변화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에서 만들어지는 가치의 매우 적은 부분만을 가져가는 대다수 중산층 이하 사람들에게는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으로 살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지는 것이 훨씬 이롭지 않을까? 공유경제는 축소 지향적인 경제모델이라면서 크게 반대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지만, 그동안 자본주의의 발전을 통해 우리가 얻은 성장이라는 과실이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었고, 과거와 비교할 때 우리가 얻은 수치적인 성장이 우리의 삶을 얼마나 풍요롭게 만들었는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